4.13총선에서 122석으로 원내 제1당의 자리까지 내놓으면서 충격적인 참패를 당한 새누리당이 패배 후유증을 극심하게 앓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 참패의 책임이 있는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비상대책위원장 추대와 관련해 친박계와 비박계간 충돌이 다시 일고 있어 국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비박계가 총선 참패에 책임이 있는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자 친박계는 '물리적 시간상 어쩔 수 없다'며 방어막을 펴는 모양새인데, 이는 차기 지도부 선출을 둘러싼 당권 경쟁의 1라운드가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비대위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관리하고, 차기 지도부는 대선 경선의 룰을 결정하게 되기 때문에 비대위원장 자리는 중립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 비박계의 셈법이다. 비박계로 4선에 성공한 김재경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유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물러나라"며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문제 제기를 했고, 친박계였던 이학재 의원과 비박계 황영철.김세연.오신환.주광덕 당선인도 원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이 의원은 "비대위 활동은 정확한 처방과 진단을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해야 된다"며 "비대위가 일정기간 동안 활동을 하고 다음 대표부한테 넘겨준다고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낙선한 비박계 정두언 의원도 18일, 원 원내대표를 겨냥해 "한 번 간신은 영원한 간신"이라며 "권력을 위해서 가장, 입 안의 혀처럼 군 사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력자 눈치를 보느라고 국민을 무시한 사람들이나, 그런 사람들을 막지 못한 저같은 사람들이나 다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여기서 비교적 자유로운 새로운 사람을 내세워서 비대위원장, 이런 걸 해야지, 지금 이상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태 의원 또한 이날 "용비어천가로 수평적 당청관계를 포기하고 관리형 지도체제로 목소리를 높였던 그런 사람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단일지도체제가 아니다. 집단공동체제"라고 원 원내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와는 반대로 친박계의 경우, 총선 패배의 책임이 "새누리당 구성원 모두에게 있다"며 "당헌당규에 따르면 현재 원내대표가 하도록 돼 있다"고 맞서고 있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비대위가 "당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하는 한시적인 체제"라고 설명하며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당위성을 설명했다. 유 의원은 비대위 구성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해 비대위를 구성하고, 새누리당의 노선·정책에 대해 과감한 비판, 또 과감한 노선 수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비판이 계속되자 원 원내대표는 18일, "나도 고통스럽다. 이게 현실이다 현실"이라며 "비대위원장은 김무성 대표가 강권한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원 원내대표는 "나도 고통스럽다. 나라고 책임이 없고, 이 자리를 하고 싶겠나"라면서도 "근데 내가 손을 놓으면 우리 당은 아무 것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원내대표가 책임이 크지. 그런데 국정 운영을 하는 집권당이 다 놓아버리면 어떡하라는 거냐"며 "당 대표가 사퇴하고, 최고위원들이 다 사퇴하는데, 권한 대행인 원내대표마저 손 놓는다고 하면, 법적으로는 문 닫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원장 문제로 다시 내홍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이 어떤 비대위 인선을 하느냐에 따라 내홍이 잦아들지, 아니면 더욱 심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저작권자 ⓒ 엔티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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