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일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재판에 증인 출석, 변호인단과 설전최순실 씨, 구치소 독방에서 넘어졌다면서 출석치 않아 뒷 말 무성5일, 박근혜 대통령 등의 뇌물수수혐의 6차 공판에 최순실 씨의 측근이었던 노승일 씨가 증인으로 참석해 최 씨의 친필 메모를 공개해 검찰 측과 변호인 측간 신경전이 일기도 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노 씨는 검찰 측이 "최순실이 증인에게 독일에서 코어스포츠를 맡아달라고 했냐?"라고 질문하자 "그렇다"라고 답한 뒤, "최 씨가 자필로 최철 변호사의 연락처와 어떤 일을 해야할 지 메모해 준 부분이 있어 갖고 왔다"라고 밝혔다. 노 씨는 봉투에서 A4 용지 5장을 꺼냈는데, 용지에는 노 씨가 직접 촬영한 메모 5장이 인쇄돼 있었다. 검찰 측이 이를 실물 화상기로 띄우려고 하자, 최 씨와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노 씨가 갑작스럽게 임의대로 가져온 증거이기 때문에 채택하기에 부적절하다며 항의했다. 논란이 일자 재판부는 일단 정식 증거로 제출하는 걸로 하고, 그 내용에 대해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하자며 상황을 정리했다. 검찰 측은 준비된 신문을 마친 후 해당 메모에 대해 노 씨에게 물었는데, 노 씨는 준비한 5장 중 코어스포츠 관계인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담긴 명단을 제외하면 모두 최 씨가 직접 적은 것이라고 밝혔다. 노 씨는 "독일에서 최씨가 내게 업무지시를 내린 것과 사무실에 놓을 집기 명단, 홈페이지 구축 및 내용, 코어스포츠 로고에 대한 주문사항, 최철 변호사의 연락처 등이 메모별로 적혀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검 측은 이 메모를 두고 "삼성의 승마 지원의 경우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범이며, 코어스포츠는 최 씨의 실체 없는 1인 회사이고 최씨의 이득이 귀속되는 소위 '지갑'과도 같다"라며 "노 씨의 메모는 최 씨가 이 모든 것을 주도했다는 핵심적인 증거라고 판단한다"라고 증거 채택을 주장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측 변호인들은 모두 증거로 받아 들일 수 없다며 부동의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노 씨와 박 전 대통령.최 씨 변호인 측은 목소리를 높이면서 얼굴을 붉혀가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노 씨에게 '사실상 최 씨에게서 두 번이나 당하고도 왜 K재단에 들어갔고, 최 씨가 K재단과 관련 있는 걸 알고도 왜 그만두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노 씨는 "왜 최 씨와 관련됐는데 K스포츠를 그만 못 뒀느냐, 왜 퇴사를 안 했느냐를 묻는데 저는 그만두면 실업자였다. 다른 데 취직을 못 해서 남아있었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자 유 변호사가 같은 취지의 질문을 반복하면서 "흥분하지 말라"고 말하자 노 씨는 "제가 진실을 이야기하고 다 밝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변호사는 "제가 진실을 밝히지 말라며 말을 끊었습니까"라고 불쾌한 표정을 짓자 노 씨는 "증인으로 나온 사람의 말도 묻으면서 왜곡해 질문을 던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노 씨의 말에 유 변호사는 "말조심 하시라. 뭘 왜곡하느냐"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등 두 사람의 감정이 고조되자 재판장은 노 씨의 이름을 세 번이나 연거푸 부른 뒤 "감정만 안 좋아지니까 하고 싶은 말은 나중에 기회를 줄 테니 그때 하라"고 진정시켰다. 이후 노 씨는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와 다시 한 번 설전을 벌였다. 먼저 이 변호사가 노 씨의 사생활 문제를 언급하며 증언의 신빙성을 탄핵하려 하자 노 씨가 "진실은 변하는 게 없는데 왜 사생활까지 뒤져가며 말하는 거냐"고 따졌다. 노 씨는 이 변호사에게 "그렇게 '최서원 식'으로 사람을 매도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변호사는 "불편한 질문을 드려도 차분하게 답을 해달라"고 말했고, 이에 노 씨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불편한 질문도 정도가 있지, 그렇게 왜곡되게 만들면 지금 어쩌자는 겁니까"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면서 "진실 규명에 대해 물어야지 사람의 약점을 물어보느냐. 지난번 고영태한테는 신용불량자라고 하더니, 확인된 사항도 아닌데 물어보면 어쩌느냐"고 말했다. 노 씨는 이 변호사가 계속해서 “2015년 최 씨와 함께 독일에 있을 당시 차량 구매 문제로 말썽을 일으키지 않았느냐”고 묻는 대목에선 "제가 그 정도 양심도 없어 보입니까"라고 큰 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양 측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방청석도 소란해지자 재판장은 "더는 증인 신문이 어려울 것 같다"며 휴정을 선언했다. 한편, 이날 최 씨는 구치소 독방에서 넘어져 온 몸에 타박상을 입었다며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 씨가 노 씨와의 대면을 껄끄러워 하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서형 기자/news112@ntmnews.co.kr> <저작권자 ⓒ 엔티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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