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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 유죄, 유전 무죄?', 이재용 삼성부회장 집행유예로 석방
항소심 재판부, 1심과 달리 '묵시적 뇌물' 불인정-안종범 수석 수첩도 증거 채택 안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에서 뇌물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26개월 집행유예 4년형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5일 오후 2, 서울고법 형사13(부장 정형식)는 서울고법 중법정에서 선고 공판을 열고 이 부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2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이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 729000여만원, 영재센터 지원 16억여원을 뇌물공여로 인정해 5년형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에 대해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다며 뇌물로 인정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뇌물을 요구하고 최 씨는 뇌물 수령으로 나아갔다라며 공모 관계도 인정했다. 다만 코어스포츠에 건넨 용역대금 36억원과 최씨 측에 마필과 차량을 무상으로 이용하게 한 사용 이익만을 뇌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삼성이 마필 소유권을 최 씨 측에게 넘긴 것으로 인정할 수 없는 만큼 마필 구매 대금 등은 뇌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양형 이유와 관련해서는 이재용은 이건희의 후계자이자 삼성전자 부회장이자 등기이사로 이 사건 범행 결정하고 다른 피고인에게 지시하는 등 범행 전반에 끼친 영향 크다. 또한 국회에서 허위 증언했다. 반면 피고인은 박근혜의 승마지원 요구를 거절하거나 무시하기는 어려웠다고 보이고 수동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으며 아무 범죄 전력 없다.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나 환경 등 모든 양형 조건을 고려해서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에 집행유예를 선고한 재판부는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에게도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해 석방했다.

또한,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스포츠기획팀장에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징역 1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 삼성 관계자들이 모두 석방됐다.

하지만 이날 이 부회장 등을 석방한 정형식 부장판사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은 봐주기 판결이라고 강력 반발했고, SNS 등에서는 비판적 목소리가 높다.

이번 판결을 놓고 정 부장판사가 과거 비슷한 사건이었던 한명숙 전 총리에게는 무죄를 선고한 1심과 달리 유죄를 선고해 만기형을 살게 해놓고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묵시적 뇌물이 아니라고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석방시킨 것은 미리 정해놓은 수순 아니냐는 비판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집행유예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사실관계와 양형을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상당히 높은데, 이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징역형을 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불법적 삼성 승계작업과 관련된 인사들이 형을 살고 있는 것과 달리 이 부회장만 피해자로 본 황당한 판결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이다.

이 부회장의 뇌물이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80억원의 돈을 건넨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는데, 이는 일반 시민의 법 감정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앞으로 뇌물과 정경유착에 대한 판단 기준을 모호하게 하는 나쁜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 부회장은 353일간 수형됐던 서울구치소를 들러 석방절차를 밟은 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입원해 있는 서울 삼성병원을 찾았다.

<이창재 기자/micky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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