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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02월19일 18시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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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雨水)', '강물이 울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고 싹이 트는 ‘우수’... 남이섬을 둘러싼 북한강의 기지개


흐르는 물줄기를 보고 노래한다고만 생각했는데 봄을 맞는 강물은 소리 내어 울고 있었다.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는 것은 역시 눈물인가. 누군가 울고 있어서 세상의 단단한 응어리에 균열이 생기는 모양이다.


다시 봄이다. 입춘(立春)이 지나니 낮에는 제법 따사로운 햇살이 창문을 두드리며 봄이 온 것을 알린다. 겨우내 얼어붙어 있던 눈이 곳곳에서 긴장한 몸이 풀리듯 천천히 녹고 있다.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지만, 한낮에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청설모를 보고 있으면 봄맞이가 한창인 것을 알 수 있다.

강물이 녹은 것만 보면 남이섬의 봄은 북쪽에서부터 오는 것 같다. 사실은 낮 동안 쉼 없이 섬을 드나드는 배들이 두터운 얼음장을 깨뜨려놓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다. 강물이 고요히 잠을 자는 것은 열 시간 남짓. 모두가 잠든 사이 얼었던 강물이 아침이면 뱃머리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진다. 북쪽 강물은 그렇게 겨우내 얼었다 깨지기를 반복한다. 남이섬의 모든 배는 얼어붙은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쇄빙선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직은 차갑게 느껴지는 강바람에 코끝이 시리다면 남이섬 까페에 들러 차 한 잔 마셔보는 것도 좋다. 그린티, 블랙티 등 깔끔하게 즐기는 클래식 잎차부터 다양한 맛과 향이 매력적인 블랜딩차, 카페인이 없고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허브차까지. 땅속에서 움트고 있는 봄꽃의 향기를 따뜻한 차를 마시며 먼저 느껴볼 수 있다.

섬 남쪽에는 창경원(昌景苑)이란 작은 정원 끝에 전망대가 있다. 창경대에서 바라보면 서쪽 강은 깨진 얼음장이 떠다니며 수런거리고, 동쪽 강은 얼어붙은 그대로 침묵한다. 하루빨리 봄을 만나고 싶다면 남이섬 남단 창경원에 가보라. 강물이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강물은 낮게 엎드려 신음하는 듯하다가 일순간 표효하지만 이내 순한 강아지 숨결처럼 잦아든다. 우수(雨水)가 오면 대동강 물이 풀리기 시작한다는데, 그보다 훨씬 남쪽에 있는 북한강에서는 벌써 얼음이 깨지고 있다. 강물이 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섬 안에는 봄맞이로 분주한 이들이 있다. 한겨울 눈 속에서도 붉게 타오르던 산수유 열매가 있던 자리에는 꽃망울이 몽글몽글 맺혀 있다. ‘나미나라공화국 기상대’ 근처에는 산수유 군락지가 자리한다. 남이도담상봉 근처와 유리메타 옆 작은 동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봄이 왔다는 걸 이미 알았다는 듯, 꽃망울이 살짝 입을 벌리고 있다. 이는 3월 초순 경칩(驚蟄) 즈음에 터져 꽃을 피울 자리를 내어줄 것이다.

이제 겨우 봄이다. 아니 또다시 봄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은 또 꽃을 피울 것이다. 오늘의 강물이 어제의 강물이 아니듯 북한강 물은 흐르고 또 흐를 것이다.

(김선미 작가의 '나무, 섬으로 가다'-나미북스(2018),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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