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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05월31일 23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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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기적이다!'
자연생태의 보고 남이섬에서 24절기를 만나다 '망종(芒種)'


죽은 나무의 몸으로 만든 평상에 누워 산 나무의 싱싱한 가지들을 올려다본다. 한 달 사이 나뭇잎은 두터워졌다. 반투명한 어린잎 사이로 햇살이 투과되던 것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만큼 그늘도 짙어졌다. 6월의 숲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은 그늘에 누워 초록을 우러러보는 것 아닐까.
<김선미 '나무, 섬으로 가다' 나미북스(2018), 139쪽>


지상에서 인간의 농사는 이제 막 모종을 내는 때, 부지런한 나무는 이미 묵은 열매를 살찌우고 다시 새로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섬 동쪽에 위치한 ‘삼척논습지’에서는 보리를 베어낸 자리에 모내기를 마쳤고, 논 한 귀퉁이에는 베지 않고 남겨둔 보리가 누렇게 익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새들을 위해 일부러 남겨놓은 모양이다. 삼척논습지라고 이름 붙여놓은 것만 보아도 습지와 더불어 살아가는 생물의 가치를 알고 돌보는 논임을 알 수 있다.

동틀 무렵 걷는 남이섬 산책로는 고요했다.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강변으로 걸어나가며 귀를 쫑긋 세워 걷다 보면 발자국 소리보다 새소리, 나뭇잎 소리, 물소리가 차츰 더 크게 들린다. 새로운 소리를 따라가며 머리와 가슴이 활짝 열리는 기분이다. 눈에 보이는 공간이 소리와 함께 다른 차원으로 확장되는 느낌이다.

섬 서쪽 강변에서는 잣나무 군락지 사이로 청설모 한 마리가 잣나무 가지 위에서 아침 식사를 하며 잣송이 껍질을 이빨로 벗겨내는 중이었다. 새로 돋아난 잎과 꽃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늘 푸르러 변함없는 것 같던 잣나무의 잣송이에 벌써 알이 들었나보다. 껍질이 떨어진 자리에서 잣 향기가 훅 올라왔다. 청설모가 앞다리로 잣송이를 움켜쥐고 빙빙 돌려가며 껍질을 까는 솜씨가 어찌나 야무진지 혀를 내두르게 했다.

열매가 익으면 잣나무에게도 씨앗을 퍼트릴 기회가 열린다. 열매의 기름진 씨앗은 그것을 옮겨줄 심부름꾼에게 베푸는 서비스다. 잣나무는 아슬아슬한 모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청설모는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잣나무가 없으면 청설모도 행복할 수 없으니까. 겨울이 다가오기 시작하면 청설모는 분명 땅속에 잣씨들을 저장할 것이다. 잣나무는 그때를 위해 일부러 설익은 것부터 맛보기로 내주는지도 모른다.

조상들은 콩 농사를 지을 때 사람이 먹을 것과 함께 벌레와 새의 몫을 더해 구멍 하나에 세 알씩 심었다. 사람이 먹는 것도 자연이 나누어 준 선물임을 알기 때문이다. 잣나무에 열리는 잣송이 한 개당 피잣이 많게는 100개 이상 들어 있다고 한다. 나무 한 그루에서 열리는 잣송이 수를 곱해 계산해보면 씨앗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그 가운데 한 알이라도 온전히 자라 어른 나무가 되기를 기대하며 나머지는 모두 거저 나우어 주는 게 잣나무의 통 큰 농사다.

남이섬은 이런 잣나무의 잣을 수확하지 않는다. 대신 섬에 사는 청설모와 다람쥐에게 고스란히 양보한다. 관광객들에게는 청정자연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남이섬에 사는 동물들에게는 소중한 식량이 되기 때문이다. 좁쌀만한 씨앗이 커다란 나무가 되기까지,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기까지 남이섬을 지키는 사람들과 동물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오후다. 남이섬 중앙잣나무길에 걸려 있는 깃발에 써있는 ‘남이섬은 오늘이 좋습니다’라는 문구가 유독 힘차게 펄럭였다.

*위 보도자료 내용은 김선미 작가의 「나무, 섬으로 가다」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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