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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 창시자 타라나 버크, '미투'운동 변질로 남여 갈등 우려:엔티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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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 창시자 타라나 버크, '미투'운동 변질로 남여 갈등 우려

'미투'운동의 반작용 '펜스룰'운동 확산, 두 운동 모두 변질되지 말아야

고 건 | 기사입력 2018/03/08 [23:30]

'미투'운동 창시자 타라나 버크, '미투'운동 변질로 남여 갈등 우려

'미투'운동의 반작용 '펜스룰'운동 확산, 두 운동 모두 변질되지 말아야

고 건 | 입력 : 2018/03/08 [23:30]
<사진/위-PBS 화면속 타라나 버크, 아래-펜스 미 부통령>

미국에서 시작된 성폭력.성희롱 고발 캠페인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의 창설자인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미투운동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미투운동이 성폭력 희생자들을 위해 시작됐으나 여성운동으로 변질되면서 남녀 간 대립을 불러오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버크는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7(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성폭력에 대한 고발은 신중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버크는 미투 운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운동인데 분열을 야기하면서 여성의 세대 간 장벽과 남성과 여성 간 장벽을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투 운동은 배타적 대립을 보여서는 안된다""미투는 성폭력을 겪은 이들 모두를 위한 것이지 여성운동이 아니다"면서 "남자들은 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크는 "엉덩이를 만지는 것과 강간은 다르다"는 영화배우 맷 데이먼의 발언과 관련해 "우리 모두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과연 남이 어떻게 느껴야 할지를 말하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는 매우 구체적이고 신중해야 한다""만약 당신이 어떤 것이 폭력이라고 말한다면 이에는 법적인 의미와 파문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해 누구나 말할 자유가 있지만 성폭력 등을 고발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버크는 "어떤 이들은 힐링과 정의를 얻기 위해 학대나 가해를 가한 사람의 이름을 크게 소리치고 싶어 한다. 이를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이보다 더 긴 연정과 나아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투의 시대에 데이트나 포옹은 어떻게 할 수 있겠냐는 일부의 냉소에 버크는 "인간은 서로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남자들은 이제 여자와 따로 비즈니스 미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데이터를 봤다면서 남자들은 여성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이 성희롱의 유일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창피함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버크의 우려처럼 한창 확장되어 가고 있는 대한민국 미투운동은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남성들 사이에서 번져가고 있는 펜스 룰운동이 그것이다.

미투운동과 함께 여성들의 목소리는 높아지는 반면, 남성들은 목소리를 낮추고 여성들과의 자리나 대화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각 언론사의 미투뉴스 댓글에는 그동안 잠잠했던 남성들이 펜스 룰이 답이다 라는 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이에 여성들은 또 다른 여성차별이라고 반박하는 등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펜스 룰이 답이라는 남성들은 괜한 오해를 받기 싫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는데, 벌써부터 적지 않은 직장에서 여성 사원들과의 회식을 기피하고 사적인 대화도 나누지 않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다수 남성들은 미투운동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면서도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여성들과의 만남을 피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성을 대면하지 않고 사내 메신저로 업무지시를 하는가 하면 저녁 회식 자리에 여성을 배제하고 남성들만 몰려가는 현상에 대해 여성들은 또 다른 차별을 느끼면서 항의한다.

이에 남성들은 그럼 어떻하란 말이냐?’, ‘여성들은 남성을 적으로 보고 운동을 하는 모습인데, 그중에 우리가 알 듯 꽃뱀도 있을 수 있는데. 자신이 조심할 수밖에 없다’, ‘여성들은 밤늦게 회식 참여를 꺼렸는데, 잘 된 것 아닌가?’, ‘펜스 룰 한다고 또 뭐라고 하고...도대체 어떡하란 말이냐. 머슴처럼 살라는 건가?’라는 등의 발언을 내놓고 있다.

반면, 여성들은 찌질하다’, ‘펜스 룰 찬성하는 남성들 자체가 문제’, ‘뭔가 캥기는 것이 있으니까 그러는 것 아니냐?’라는 등 반발하는 모습이다. 버크가 우려했던 미투가 여성운동으로의 변질로, 이로 인한 남성.여성 간 대립의 구조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남성들의 펜스 룰운동은 자기들만 피해 보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일부 남성의 이기심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펜스 룰이 사회에 퍼진다면 성폭력 피해는 줄어들 수 있겠으나 여성들은 그에 따른 공식적 비공식적 교류에서 배제되고 경력을 쌓을 수 없게 되는 또 다른 피해로 다가 올 수 있다.

미투운동이 태평양을 넘어 오면서 여성운동인양 변질되어 가는 모습을 보이듯이 펜스룰도 창시자인(?) 미 펜스 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변질되는 모습이다.

펜스 부통령이 인터뷰를 통해 나는 아내가 아닌 여성과 단둘이 저녁을 먹지 않는다고 말한 뒤 남성과의 술자리에서도 몸가짐을 조심하겠다고 얘기한 것은 언행에 대해 신중하겠다는 뜻이지 여성을 사회적 관계에서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미투운동이 지속적으로 사회 구조를 바꾸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창시자인 버크가 우려하는 것처럼 여성운동으로 변질된다면 이에 따라 변질된 펜스 룰같은 반작용은 반드시 나올 수 있다.

결국, ‘미투운동과 펜스 룰운동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고 볼 때, 여성과 남성 서로간 존중하는 문화와 함께 새로운 사회적 규범이 이제는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 건 기자/ntmnew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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