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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고은영 | 기사입력 2009/02/04 [18:57]

검찰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고은영 | 입력 : 2009/02/04 [18:57]

검찰은 성급한 수사 결과로 신뢰를 잃지말아야
'용산참사'가 일어난지 벌써 보름이 지나고 있다.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태로 인해서 대한민국의 국민들 대다수가 적지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검찰은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특별수사본부를 사고직후 바로 발족하여 설 연휴까지 반납하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검찰의 순수한 열정과 노력은 순간 순간 검찰 스스로의 착각내지는 오판에 의해 점차 국민들에게 신뢰성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유족들의 동의없이 부검을 실시하는가 하면, 부검 결과에 대해서도 중립성을 오해 받기 알맞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경찰의 최고 책임자를 소환하려던 계획을 바꾸고, 경찰이나 용역의 무혐의에만 초점을 두는 듯한 모습에서는 '역시나'란 비판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경찰의 과잉진압이나 용역업체의 불법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언론에 검찰의 결정을 흘리던 모습이 2월 3일에 방영된 MBC 'PD수첩'이후 4일 발표에선 '용역업체 재조사 방침'을 밝히는 등 선뜻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검찰의 신뢰성을 추락시키고 있음은 물론이다.
사실 검찰의 조사는 처음부터 결과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하였다. 폭력을 행사한 철거민들의 행위를 조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에맞게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대해서도 한점 부끄러움없이 조사했어야 한다. 물론, 검찰로서는 당연히 그 부분도 조사했다고 누차 밝혔지만, 'PD수첩'에서 보여진 생생한 화면을 본 대다수의 국민들이 과연 검찰의 말을 얼마만큼 신뢰할지 의문스럽다.
경찰의 무전기 내용과 화면에서 보이던 용역업체 직원들의 월권(?)은 검찰의 예상되는 수사 결과에 물음표를 던지게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과거 군사독재시절 부천 성고문 사건이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서 보였던 성급한 수사 결과가 이후 어떻게 밝혀졌는가는 검찰 스스로도 알 것이다. 대다수의 검사들이 정의감을 가지고 수사에 임하는 것을 모르는 국민들은 없다.
그러나 일부 검사들의 정치적인 성향에 이번 '용산참사'의 결과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축소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또 한번 검찰의 위상은 철저히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여정부'시절, 당시 대통령에 맞서 검찰의 독립성을 주장했던 의기넘치던 검찰의 모습을 근래들어서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것은 비단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5일에 발표하기로 했던 검찰의 수사결과가 뒤로 미루어졌다고 한다. 며칠 더 미루어지더라도 공정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면 유가족들이나 국민들은 다시금 검찰에 신뢰를 표하리라 믿는다. 지금처럼 언론에 간간히 검찰의 수사 내용을 밝히다가 다른 증거가 나오면 다시 '재조사'운운하는 모습은 이제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대한민국 사법부의 보루로써 신뢰받는 검찰의 모습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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