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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교육의 광풍, 사교육의 증대로

사교육을 절반 이하로란 말은 어디로 갔는가

고은영 | 기사입력 2008/11/11 [01:39]

영어 교육의 광풍, 사교육의 증대로

사교육을 절반 이하로란 말은 어디로 갔는가

고은영 | 입력 : 2008/11/11 [01:39]

 


영어를 잘 하는 국민이 많을수록 잘 산다?

2008년의 대한민국은 가히 '영어' 광풍의 해로 기억될 만하다. 영어 교육에 대한 문제점과 필요성은 동전의 양면처럼 늘 말이 많았던 것이 어제 오늘은 아니었다. 그러나 "오렌지가 아니라 어~렌쥐"로 희자되는 말의 시작이 대한민국에 엄청난 영어폭풍을 일으켰고,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아니 현재는 폭풍을 넘어 '허리케인'에 육박하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영어를 잘 하는 국민이 많은 나라가 발전하고 잘 산다"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국내 여론은 온통 '영어'문제로 시끌거렸고, 그 와중에 상술 밝은 학원들은 저마다 '최고'임을 앞세우며 고액 영어 강좌를 개시했다. 당연히 학원들은 근래 '뜻하지 않은' 호황속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음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수준이다.
이런 영어의 '광풍'은 급기야 '국제중'의 신설을 넘어 아예 초등학교 영어교육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데까지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사실 국제화 시대에 영어가 필요하다는데에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영어광풍'은 소수 가진 자들의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다시말해 돈이 있는 사람들의 자녀가 돈 없는 자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질적인 면에서 '고급'의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상류학교, 더 나아가 상류층으로 올라가는 코스로 이용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외국어 우수 인재를 키워 나가겠다는 '국제중'의 신설은 마치 지난 필름을 되돌아 보는 것처럼 '외국어 고등학교'의 신설 때를 떠오르게 한다. '국제중'을 찬성하는 측의 말을 들어보면 꼭 녹음된 테이프를 다시 틀어보는 착각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우수 인재를 키우겠다던 '외국어 고등학교'의 지금 모습이 과연 건학 이념에 맞다고 생각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몇 퍼센트 될까?
'말의 장난'에 다름이 아닌 '국제중'신설은 '외고'의 현재에서 보듯이 일류학교로 가는 계단에 지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것일까?
대통령의 말처럼 '영어를 잘하는 국민이 많은 나라가 발전한다'고 보면, 왜 전 국민의 50%가 넘는 사람들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필립핀'의 경우 발전은 커녕 후퇴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점이 생긴다. 다른 여타의 나라도 수준은 비슷하다. 단,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미국이나 영국만큼은 잘 산다.
현재 우리 모국어인 국어가 처한 현실은 영어에 비교하면 거의 찬밥 수준에 가깝다. '한글학회'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아예 없는 것에 다름 아니다.
역사를 되돌아 보면 자국어를 잃은 민족은 항상 도태되고 비극적인 결말을 나았다는 것을 과연 교육 당국은 깨닫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최악의 경우 모국어를 잃은 민족이 역사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증거가 적지않게 나와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교육 정책은 자국어에 대한 연구는 커녕, 그나마 있던 지원을 줄이고 있는 황당한 일을 벌이고 있다.
정부나 교육 당국은 이스라엘 민족이 오랫동안 타 민족으로 부터 온갖 박해를 당하면서도 모국어(히브리)를 잊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금 나라를 세울 수 있었다는 검증된 역사의 교훈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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