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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에게 바치는 작은 글:엔티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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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에게 바치는 작은 글

고은영 | 기사입력 2009/05/24 [01:54]

'바보'에게 바치는 작은 글

고은영 | 입력 : 2009/05/24 [01:54]

팔꿈치의 뼈가 부러졌습니다

 가슴뼈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무릎뼈, 발목뼈, 손목까지

 바위에 부딪칠 때마다

 무시무시한 고통이 뼈를 통해

 전해졌을 겁니다

 그 고통을 겪으면서

 무슨 생각들이 떠오르셨습니까

 한 평생 민주화를 위해

 온 몸을 던지고

 한 평생 낮은 이들을 위해

 더 낮은 자리를 원했던

 그 분이

 산 곳곳에 튀어나온 바위들에

 자신의 몸을 으스러트리며

 떨어져 내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머리뼈가 커다란

 바위에 부딪쳐 으스러져 가면서도

 아직 민주화의 완성을 만들지 못한

 사람들을 불쌍해 하며

 저 세상으로 떠나셨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바보였다고

 세상과 타협할 줄 모르고

 옳은 일이라 생각하면 가장 높은 자리도

 부담스러워했던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사람이었다고 말입니다

 오늘 그 바보같은 사람이

 영면했습니다

 한 때 그를 지독히도 사랑했으나

 어느 순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 땅의 한 사람도

 오늘만큼은 가슴에 북받쳐오는

 분노와 아픔을 함께 느낍니다.

 이 땅에, 내 생애에 또 다시

 그 분과 같은 바보를 만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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