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진 장시호(38) 씨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렸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 씨에 대해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하고 함께 결심에 참석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는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장 씨와 김 전 차관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장 씨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주도한 사건에 장 씨가 관여한 사실은 이미 충분히 입증됐고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한 다른 피고인들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하고 상당히 낮은 구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구형 뒤 장 씨 변호인인 이지훈 변호사는 "국정 농단 사건은 상식보다 탐욕이 커서 만들어진 비극이라 생각한다"며 "처음부터 범죄를 모의하려고 동계영재센터를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속에 탐욕이 있었고 삼성과 정부에서 후원하면서 차츰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상식보다 탐욕을 앞세워 삼성에서 후원금을 받았고 그것이 정상적 방법이 아니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장 씨가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장시호가 선처 받는 것이 적절한가 본 변호인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서 "'국민 조카' '특검 도우미'등 '피고인 장시호'와 어울리지 않는 말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사진 한 장을 재판부에 들어 보이며 "이 촛불을 들고 있는 아이는 제 아들이다. 본 변호인도 (촛불시위에서) 촛불을 들었던 적이 있다"며 장 씨 사건을 처음 맡게 됐을 때의 상황에 대해 말했다. 더불어 "우리 아이들에게 죄인으로 기억되지 말자며 이 사건의 실체를 밝혀 달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장 씨의 자백이 시작됐다"고도 말했다. 이 변호사는 "자백의 대가는 혹독했다. '이모 등에 칼 꽂은 사람'이라거나 상대방 변호인으로부터 '특검에서 아이스크림 받아먹으려 자백했냐'는 조롱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염치없어 하지 못했던 말이나 피고인을 선처해 주시기 바란다. 개전의 정이 있다면 크게 꾸짖되 어린 아들과 평생 자숙하며 살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최후변론을 마쳤다. 이 변호사의 마지막 변론을 울면서 듣고 있던 장 씨는 마지막 말이 있냐는 재판장의 말에 일어나서도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다가 "제가 잘못한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장 씨와 공모해 제일기획.GKL 등에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대해서는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김 전 차관은 최후진술에서 "이번 재판과정을 통해서 모든게 낱낱이 밝혀지고 저의 부끄러운 일과 행적들이 밝혀졌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론 모든 게 밝혀져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저는 아직 제가 학자라고 생각한다. 학자적 양심으로 제가 책임질 것 있으면 모두 다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hg7101@naver.com> <저작권자 ⓒ 엔티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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